슈퍼 트레이더 매매기법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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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식 너무 많이 오른 것 같은데?
개미 투자자라면 이런 말을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주가가 10% 올랐다.
“많이 올랐네.”
20% 올랐다.
“이제 고점 아닌가?”
30% 올랐다.
“이건 너무 비싼데?”
그런데 계속 올라간다.
40%.
50%.
그러면 뒤늦게 따라가면서 이런 생각을 한다.
“조금만 조정받으면 사야지.”
그런데 조정이 안 온다.
결국 주가는 더 올라가고, 우리는 차트만 바라본다.
그런데 여기 아주 이상한 사람이 있었다.
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는 이유로 팔지 않았다.
오히려 올라가는 것을 확인하고 샀다.
그 사람은 리처드 돈치안(Richard Donchian)이다.
그리고 그의 질문은 단순했다.
“얼마나 올랐느냐?”가 아니라
“지금 실제로 올라가고 있느냐?”
돈치안도 처음부터 추세추종자는 아니었다
돈치안은 1929년 주식시장 붕괴로 직접 손실을 경험한 뒤 기술적 분석을 깊이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후 증권 분석가로 활동했고, 1948년부터는 상품시장으로 관심을 넓혔다.
그리고 Futures, Inc.를 설립해 상품 선물 운용과 체계적인 추세추종 연구를 이어갔다.
재미있는 것은 그가 처음부터 “추세를 따라가자”는 사람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오히려 그는 가격을 예측하려 했다.
그 경험이 아주 비싼 수업료가 됐다.
코코아는 내려갔다. 그래서 커피를 골랐다
1982년 Forbes에 실린 돈치안 관련 인터뷰에는 그의 초기 경험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가 나온다.
당시 그는 코코아 가격이 너무 높다고 판단해 하락에 베팅했다.
가격은 실제로 내려갔다.
처음에는 돈을 벌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이 시장은 비싸니까 떨어질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다른 상품에서도 같은 논리를 적용하게 됐다.
이번에는 커피였다.
커피가 새로운 고점을 만들고 있었지만, 그는 여전히 “너무 비싸다”고 판단해 매도 포지션을 잡았다.
그런데 커피 가격은 반대로 계속 올라갔다.
20센트 부근에서 시작한 가격이 결국 1달러까지 올라갔다.
이 경험을 통해 돈치안은 가격이 비싸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가격의 방향을 예측하는 것에 의문을 갖게 된다.
그리고 중요한 원칙을 세웠다.
가격이 비싸냐 싸냐를 판단하는 대신, 가격이 실제로 움직이는 방향을 따라가자.
이것이 슈퍼 트레이더 돈치안의 추세추종 철학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하나 생긴다
“추세를 따라가라.”
말은 쉽다.
그런데 실제 매매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주가가 100에서 101이 됐다.
추세인가?
105가 됐다.
이제 사야 하나?
110이 됐다.
너무 늦은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다 보면 결국 다시 사람의 감정이 개입된다.
그래서 돈치안은 이 문제를 규칙으로 바꿨다.
돈치안의 4주 규칙
돈치안의 대표적인 시스템이 바로 Four-Week Rule, 4주 규칙이다.
원리는 놀랄 만큼 단순하다.
최근 4주 동안의 고점을 돌파하면 매수
반대로
최근 4주 동안의 저점을 깨면 매도하거나 반대 포지션으로 전환
끝이다.
“기업 실적은?”
“PER은?”
“뉴스는?”
“오늘 외국인이 샀나?”
“이평선은 골든크로스인가?”
기본적인 4주 규칙에는 이런 판단이 들어가지 않는다.
가격이 어디까지 움직였는지만 본다.
1970년 당시 여러 기계적 상품매매 시스템을 비교한 자료에서도 돈치안의 4주 규칙이 주목받았고, 이후 1982년 미국 시장기술가협회(MTA) 저널의 John J. Murphy 글에서 이 규칙의 구조와 실제 사례가 상세하게 소개됐다.
그럼 4주 동안 최고가면 무조건 사?
여기서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게 있다.
돈치안의 핵심은 고점에서 사는 것 자체가 아니다.
새로운 추세가 시작될 가능성을 가격 자체로 확인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종목이 한 달 동안
100 → 102 → 101 → 103 → 104
이렇게 움직였다고 해보자.
그러다가 105를 돌파한다.
105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최근 4주 동안 아무도 넘지 못했던 가격을 시장이 넘어섰다는 뜻이다.
돈치안은 바로 이 행동에 의미를 둔다.
“내가 생각하기에 오를 것 같다.”
가 아니다.
“실제로 시장이 이전 고점을 넘어섰다.”
이것이 신호다.
개미에게는 이게 상당히 불편하다
왜냐하면 우리는 보통 싸게 사고 싶기 때문이다.
100원짜리 주식을 80원에 사면 기분이 좋다.
그런데 돈치안식 접근에서는 80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사지 않는다.
오히려 80 → 85 → 90 → 95 → 100을 지나서
101이라는 새로운 고점을 만드는 순간이 중요할 수 있다.
그러면 개미의 머릿속에는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
“아니, 내가 80원일 때 샀어야지!”
그런데 돈치안에게는 중요한 질문이 달랐다.
“80원일 때 정말 상승 추세라고 확인할 수 있었나?”
확인할 수 없다면 기다린다.
그리고 시장이 움직임으로 답을 보여줬을 때 행동한다.
하지만 돈치안도 틀린다
여기서 이 매매법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다.
4주 고점을 돌파했다고 항상 큰 상승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돌파했다가 다시 내려올 수도 있다.
이른바 휩쏘(Whipsaw)다.
횡보장에서 이런 일이 반복되면
매수 → 하락 → 손절
매수 → 하락 → 손절
이런 작은 손실이 계속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추세추종은 승률이 높은 매매법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핵심은 다른 곳에 있다.
작은 손실이 여러 번 발생하더라도, 정말 큰 추세가 한 번 나타났을 때 그 움직임을 오래 가져가는 것.
돈치안식 매매의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다.
실제 사례를 보면 더 이해가 쉽다
1982년 MTA Journal에 소개된 사례 가운데 금(Gold) 차트가 있다.
4주 규칙을 적용했을 때 시스템은 약 470 부근에서 매도 포지션을 잡았고, 이후 하락 추세를 따라갔다.
다음 해 4월에는 약 360 부근에서 반대 방향의 매수 신호가 나왔다.
그리고 같은 해 5월에는 다시 매도 신호가 발생했다.
흥미로운 것은 10개월 동안 거래 횟수가 세 번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매일 사고팔지 않는다.
바닥을 정확하게 맞히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저 추세가 확인될 때 들어가고, 반대 방향의 움직임이 나타날 때 나오는 것
이게 돈치안식 사고방식이다.
그럼 돈치안 채널이 20일선 아닌가?
여기서 헷갈리면 안 된다.
오늘날 차트에서 흔히 보는 돈치안 채널(Donchian Channel)은 특정 기간의 최고가와 최저가를 채널로 표시한다.
20일을 사용하면 최근 20일 최고가와 최저가가 채널이 된다.
하지만 이것을 돈치안의 원래 4주 규칙과 똑같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원래 돈치안의 대표적인 규칙은 4주 돌파였고, 이후 다양한 기간의 채널 돌파 방식으로 발전했다.
그리고 1980년대 리처드 데니스의 터틀 트레이더는 돈치안식 돌파 개념을 바탕으로 20일·55일 돌파 시스템 등을 사용했다.
즉,
돈치안 → 채널 돌파라는 아이디어
그 후
터틀 → 이를 더 체계적인 매매 시스템으로 발전
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돈치안이 리버모어와 다른 점
1편의 제시 리버모어와 비교하면 더 재미있다.
리버모어도 가격이 움직이는 것을 확인한 뒤 행동했다.
돈치안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리버모어가 시장을 읽었다면,
돈치안은 그 읽는 과정을 규칙으로 만들려고 했다.
그래서 돈치안의 진짜 혁신은
“4주 고점을 사라.”
라는 숫자 하나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판단을 줄이고, 가격 행동을 규칙으로 바꾸었다는 것
개인투자자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규칙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사실 규칙은 만들 수 있다.
문제는 규칙을 지키는 것이다.
“20일 고점 돌파하면 산다.”
라고 정해놓고도 막상 돌파하면
“너무 오른 것 같은데…”
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손실이 나면
“조금만 기다리면 올라오겠지.”
라고 규칙을 바꾼다.
그리고 여기서 매매가 다시 감정으로 돌아간다.
돈치안의 시스템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그래서 단순하다.
“당신은 예측하고 싶은가, 아니면 확인하고 움직이고 싶은가?”
오늘날 개미에게 적용한다면
돈치안의 4주 규칙을 그대로 주식시장에 복사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시장도 달라졌고, 상품도 달라졌으며, 투자자의 거래 방식도 달라졌다.
대신 원리를 가져올 수 있다.
① 가격이 움직일 때까지 기다린다
내 예상만으로 먼저 매수하지 않는다.
② 중요한 가격을 기준으로 삼는다
“많이 올랐다” 같은 감정적인 판단 대신 객관적인 기준을 만든다.
③ 신호가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이게 생각보다 어렵다.
하지만 이것이 시스템 매매의 핵심이다.
④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인다
추세추종은 모든 매매가 맞을 필요가 없다.
⑤ 큰 추세가 나오면 쉽게 내려오지 않는다
작은 이익을 빨리 챙기는 것보다 큰 움직임을 기다리는 구조다.
돈치안이 남긴 가장 큰 변화
리버모어는 우리에게 말했다.
시장이 내 생각을 확인할 때 움직여라.
돈치안은 여기에 한 가지를 더했다.
그 확인 과정을 규칙으로 만들어라.
그래서 돈치안의 매매법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오를 것 같아서 사는 것이 아니라, 오르고 있다는 증거가 나타났을 때 산다.”
그리고 그 증거를 사람이 매번 해석하지 않도록 가격과 기간이라는 숫자로 규칙화했다.
이것이 훗날 수많은 시스템 트레이더에게 영향을 준 돈치안식 사고의 출발점이다.
오늘의 한 문장
예측을 잘하는 트레이더보다, 시장이 보여주는 신호를 규칙대로 실행하는 트레이더가 되고 싶다면 돈치안을 봐야 한다.
그리고 어쩌면 이것이 1편 리버모어에서 2편 돈치안으로 이어지는 가장 중요한 변화다.
리버모어가 “시장을 확인하라”고 했다면,
돈치안은 “그 확인을 규칙으로 만들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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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모어가 가격의 행동을 확인하고 포지션을 키웠다면, 돈치안은 그 사고방식을 더 객관적인 규칙으로 발전시켰다.
자료 확인
이번 편은 리처드 돈치안 재단의 공식 약력 자료와 1982년 Market Technicians Association Journal에 실린 John J. Murphy의 「The Weekly Rule in Commodity Futures Trading」을 중심으로 확인했다.
또한 1982년 Forbes에 소개된 돈치안의 실제 초기 매매 경험을 함께 참고해, 단순한 돈치안 채널 설명이 아니라 그가 왜 추세추종과 규칙 기반 매매로 이동했는지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 본문에서 설명한 4주 규칙과 당시 상품시장 사례는 역사적 매매기법에 대한 연구·정리이며, 현재 특정 종목이나 선물 매매를 권유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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